애송시모음/■ 외국 시

가을 날 / 릴케

황금수 2019. 1. 13. 15:38

 

 

 

 

 

주여! 때가 되었습니다.

여름은 아주 위대 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 시계위에 놓으시고

벌판에 바람을 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을 결실토록 명하시고

그것들에게 또한 보다 따뜻한 이틀을 주시옵소서!

그것들을 완성으로 몰아가시어

강한 포도주에 마지막 감미를 넣으시옵소서! 

 

지금 집 없는 자는

어떤 집도 짖지 않습니다.

지금 외로운 자는

오랫동안 외로이 머무를 것입니다. 

 

잠 못 이루어 독서하고

긴 편지를 쓸 것입니다.

그리고 잎이 지면

가로수 길을 불안스레 이곳저곳 헤맬 것입니다.

 

 

- 릴케❮가을 날❯-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