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송시모음/■ 선시(禪詩) 39

鳥語情不堪 / 寒山

♛ 鳥語情不堪 조어정불감 지저귀는 새 소리에 정을 못 잊어 其時臥草菴 기시와초암 혼자 초암에 누워 듣고 있나니 櫻桃紅爍爍 앵도홍삭삭 앵도는 알알이 붉어 빛나고 楊柳正毿毿 양류정삼삼 버들은 줄줄이 드리워 있네. 旭日銜靑嶂 욱일함청장 아침 햇빛은 푸른 산을 머금고 晴雲洗綠潭 청운세녹담 개는 구름은 맑은 못을 씻는다. 誰知出塵俗 수지출진속 누가 저 티끌세상 능히 벗어나 馭上寒山南 어상한산남 이 한산 남쪽으로 올라올 줄 알런고. - 寒山 - 4

寒山多幽奇 / 寒山

♛ 寒山多幽奇(한산다유기) 한산은 몹시 깊숙하고 험준해 登者皆恒攝(등자개항습) 오르는 사람 모두 언제나 저어하네. 月照水澄澄(월조수징징) 달이 비치면 물은 차거이 맑고 風吹草獵獵(풍취초엽렵) 바람이 불면 잎은 떨어 스산하다. 淍梅雪作花(주매설작화) 마른매화 덩굴에는 눈이 꽃을 붙이고 杌木雲充葉(올목운충엽) 꺾인 나뭇가지에는 구름이 잎을 단다. 觸雨轉鮮靈(촉우전선령) 가끔 비를 만나면 산 빛 더욱 곱지만 非晴不可陟비청불가척 맑은 날이 아니면 오르지 못하나니. - 寒山 - 3

快哉混沌身 / 寒山

♛ 快哉混沌身(쾌재혼돈신) 아직 사람으로 태어나기 전인 혼돈의 몸은 그지없이 유쾌했다. 不飯復不尿(불반부불뇨) 밥 먹고 오줌 누는 번거로움도 없었다. 遭得誰讚鑿(조덕수찬착) 어쩌다 누구에게 구멍을 뚫렸는가? 因玆立九竅(인자입구규) 그래서 사람이 되어 아홉 구멍을 갖춘 몸이 되었다. 朝朝爲衣食(조조위의식) 덕분에 날마다 의식 때문에 허둥지둥, 歲歲愁租調(세세수조조) 해마다 상납할 걱정 뿐. 千箇爭一錢(천개쟁일전) 이리하여 사람들은 일전의 돈에 천인이 다투고 聚頭亡命叫(취두망명규) 와글와글 모여서 목숨 걸고 외친다. ※. 九竅(구규): 사람의 몸에 있는 아홉 개의 구멍. 귀, 눈, 코의 여섯 구멍과 입, 요도, 항문의 세 구멍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구혈 - 寒山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