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수 노래/☆ 박재홍 17

마음의 고향 / 박재홍

1. 낯설은 지붕밑에 떠돌건마는 내가 항상 그리는 마음의 고향에는 꽃구름이 산마루에 아롱거리고 물레방아 돌아가는 마을 언덕엔 나물냄새 풍긴다 양떼가 논다 2. 궂은비 맞고사는 신세이건만 내가 항상 더듬는 마음의 고향에는 녹두새가 노래하는 콩밭이 있고 흰 돛대가 드나드는 정든 포구엔 모래같이 수많은 전설이 있다

경상도 아가씨 3절 / 박재홍 / 빛나리님 반주

1. 사십 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 울지 말고 속 시원히 말 좀 하세요 피난살이 처량스러 동정하는 판자집에 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로워 묻는 구나 그래도 대답 없이 슬피우는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2. 고향길이 틀 때까지 국제시장 거리에 담배 장사 하더라도 살아보세요 정이 들면 부산항도 내가 살던 정든 산천 경상도 아가씨가 두 손목을 잡는 구나 그래도 뼈에 맺힌 내 고장이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3. 영도다리 난간 위에 조각달이 뜨거든 안타까운 고향 얘기 들려주세요 복사꽃이 피던 날 밤 옷소매를 부여잡는 경상도 아가씨가 서러워서 우는 구나 그래도 잊지 못할 가고 싶은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대동강 달밤(3절) / 박재홍

1.푸른꿈 붉은꿈이 흘러간 강언덕에 오늘도 두 젊은이 말없이 서 있구나 울고 샌 그날 밤도 달만은 고왔건만 대동강 그 달빛이 다시금 꿈같소 2.능라도 여울물에 달빛은 부서지고 마음에 아로새긴 추억은 흐트러져 강물을 바라보며 말없이 울었건만 대동강 그 달빛은 무심도 하였소 3.능라도 여울물에 등불이 반득반득 애끓는 수심가는 누구를 원망하나 노젓던 그날 밤도 달빛은 고왔건만 대동강 뱃노래가 다시금 그립소

돌아가자 하동포구 / 박재홍

1. 비 내리는 하동포구 정든 님을 쓸어 안고 잘 있거라 잘 가거라 울며불며 이별할 때 무정할사 기적 소리 이 가슴을 때릴 적에 뿌리치고 돌아서는 뿌리치고 돌아서는 그 심정을 누가 아랴 2. 떠나가면 언제 다시 오실 날짜 아득한데 물새 우는 밤 바다에 궂은 비만 설레이네 무심할사 파도 소리 가신 님을 쓸어 안고 동백꽃이 피는 고향 동백꽃이 피는 고향 버리다니 될 말이요 3. 굽이굽이 섬을 돌아 떠나가는 화륜선아 항구마다 정을 두고 간 곳이 어드메냐 못잊을사 그리울사 아주까리 피는고향 어기여차 닻을 감고 어기여차 닻을 감고 돌아가자 하동포구

휘파람 불며 / 박재홍

1. 휘파람을 불며 가자 언덕을 넘어 송아지가 엄마 찾는 고개를 넘어 아가씨 그네 뛰는 정자나무 아래서 휘파람을 불며 가자 어서야 가자 아카시야 꽃잎 향기를 풍기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 노래하며 춤을추자 저산넘어 고개넘어 언덕길을 달리며 노래하고 춤을추고 노래하자 2. 휘파람을 불며가자 언덕을 넘어 호랑나비 춤을추는 고개를 넘어 두 가슴 얼싸안고 속삭이는 첫사랑 휘파람을 불며가자 어서야가자 산새들이 쌍쌍 노래를 부르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 3. 휘파람을 불며가자 언덕을 넘어 종소리가 들려오는 고개를 넘어 약수터 샘물에다 두 입술을 적시며 휘파람을 불며가자 어서야가자 희망넘친 깃발 하늘에 날리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

마의태자 / 박재홍

1. 달빛만 고요하게 태자성의 슬픈 추억은 바람 따라 물결 따라 길손을 못가게 하네 아아 피눈물에 무덤이 된 마의태자 우리님아 풀버레 울적마다 눈물이 젖는구나 태자성 우리 님아 2. 은은히 들려오는 장안사의 목탁 소리만 산을 거쳐 물을 거쳐 길손을 울려만 주네 아아 베옷자락 원한이 된 마의 태자 우리님아 장삼에 삭발하신 스님도 우는구나 태자성 우리 님아